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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 소설 리뷰

부서진 룩의 반격, 저수리

거두절미하고 말하자면 내 인생작 중 하나다. 리뷰를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미뤄뒀는데 다른 거 쓰는 김에 써보려 한다.



정말 잘 쓴 소설이다. 저수리 필력의 정점을 찍은 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사랑을 베이스로 일어나는 일들 속에서 지루할 틈이 없이 사건이 전개되고 그 사이에 감정변화를 지켜보는 게 즐겁다. 전연령 소설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관계씬은 없고 아침짹이 있다.
이 때문에 Bl의 l 비중이 적다고 하는 얘기를 종종 보는 거 같은데 부룩반은 애초에 사랑이 아니면 전개가 될 수 없는 내용이다.


이공일수라 공이 두 명인데, 그 중 ‘그레이 소니안 질라라드‘는 내 인생캐 중 하나. 인생공 이런 개념보다는 오히려 인생캐에 가까운 느낌? 물론 공으로서 매력이 충분하긴 한데 그냥 캐릭터 자체가 좋았다. 여담으로 몇 달 동안 그레이 때문에 심장이 아프고 머리가 아팠다 ㅅㅂㅋㅋㅋ 진짜로 생각만 하면 가슴에 통증이 오지게 왔다 ㅎㅎ; 내가 그레이 낳은 줄 알았음


저수리 님 문체가 특이하진 않다. 부룩반, 보나페티, 시에러 다 복면연재를 하셨음에도 알아본 사람들이 없었다는 것부터ㅋㅋㅋ 문체가 지문인 작가님은 아니다. 난 개인적으로 간결하고 무난하게 잘 읽히면서도 감탄이 나오는 문장이 종종 있는 정도라고 생각해왔는데, 부룩반은 형광펜을 엄청나게 많이 칠 정도로... 문장이 너무 좋았다. 사실 별문장이 아님에도 좋다고 느껴지게 만드는 구석이 있었다. 소설이 주는 분위기가 뽕을 차게 만든다고 해야 하나. 여운도 길게 남고, 보면서 몰입도 좋다.



정신은 차리고 있는데 정신을 놓고 싶어지는 소설이다.... 실제로 후반부, 그러니까 '결'쯤에 다다르면 점점 멘탈이 터진다. 나는 ㅎㅎ 클라이맥스를 보고서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앗습니다ㄴㅇㄱ 짤이 되었음

그치만 정말 제발 읽어달라고 빌고 싶다. 살면서 한번쯤은 읽어볼 가치가 충분하다. 제가 이런 말 잘 안 하는데 진짜입니다.... 저는 저수리 이름 하나만 믿고 줄거리 하나도 안 보고(메인공은 스포 당해서 알고 있었음) 달렸는데 2020 상반기 인생 최고 잘한 일 중 하나가 부룩반 읽은 거입니다...... ㅠ

그리고 그레이의 아들인 막스와 엔시 둘을 엮는 게 존ㄴㄴㄴㄴㄴㄴ나 맛있다. 개맛있어서 먹다가 실려가도 아무도 모르고 막스엔시 존나 찐이다 씨발~~!!! 하면서 도로 활주 가능하다.

읽어보면 안다 진짜... 외전 읽고 뛰쳐나올 사람들이 한 트럭이다. 보면서 다들 아 이건 좀 존맛인데; 라고 느낄 거다. 특히 애증 근친단은 반응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_____^

좀 더 떠들어 보자면 일방적인 혐관을 너무너무 사랑하는데 살의가 가득할 정도의 혐관이라 더 좋았다. 상대방이 사회적 문제가 있는 잘못을 한 건 아님에도... 이런 살의를 가지게 만든다는 게! 그런 설정을 만들기가 굉장히 어렵다. 그런데 막스엔시는 그걸 해냅니다. 막스가 엔시를 죽이고 싶어하는 마음이 이해가 가면서도 엔시가 잘못한 건 절대 아니거든요? 휴... 아무리 생각해도 막스엔시는 뭐가 더 나왔어야 함 아니 사실 이 정도만 먹어도 저는 여한이 없긴 합니다만 대신 저수리 님 차기작이 이런... 류면 어떨까... 싶은^~^

저수리 님 작품이 대체적으로 공이 막... 다정공은 아니지만 나는 어느 정도 벤츠에 속한다고 느꼈고 다정하다고 느꼈는데 제대로 공이 쓰레기인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수리 님....

그레이도 굉장히 냉정한 캐릭터고 좀 차갑다고 생각했는데 엔시의 회상을 보고 너무...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 말고도 다들 그레이가 차갑기만 한 캐릭터라고 생각했겠죠. 뭔가 복합적인 감정이 올라오면서 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서럽더라구여ㅠㅠㅠㅠㅠㅠ 이러니까 엔시가 그레이 못 놓지... 니가 존나 잘못했다

그리고 이게 회빙환 중 회귀인데도 뻔한 스토리가 아닌 점이 정말 좋았다. 회빙환 중에 작품성 좋은 거 찾기 어려워서 더 보물 같았던... 이 소재를 이용해서 주제의식이 드러나는 것도 좋았고.



말이 너무 길어져서 급 마무리할 건데 중요한 건 이거입니다
캐릭터매력 좋음(저는 엔시(수)는 살짝 취향에 빗나갔지만... 종이캐 아니고 입체적인 캐릭터인 건 잘 느껴졌어요)+필력+스토리 탄탄함+주제의식 있음+제목이 간지남+무엇보다 재밌음=읽어야 함



전 부룩반 때문에 저수리 님 팬 됐어요 걍... 최고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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